소소한 일상들

Episode 1.

2학번 차이나는 후배녀석 어머니께서 목요일 밤에 갑작스레 돌아가셨다. 덕분에 어제 녀석 동기들은 싸그리 일산으로 총출동했다.

그 후배의 경우 나와도 어느 정도 안면이 있던 친구로 2008년경, 학교 복학 후 꽤 친하게 지냈었다.

같이 코스트코 가서 피자사오고 뭐 그런 추억이 있는 친구인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니 후배가 참 안쓰럽다.

이전에 몇번 언급한 어학연수 같이 간 친구녀석도 이 후배와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퇴근 후 춘천에서 일산으로 날라갔다.

난 당장 내일이 토익이라 가진 못했지만 장례 끝나고 나면 연락해서 위로라도 해줘야겠다. 힘내 승환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pisode 2.

甘呑苦吐. 감탄고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철없이 놀던 시절 이짓거리 진짜 잘했었는데 막상 겪어보니 내가 얼마나 민폐캐릭이었는지 뼈저리게 알겠다. 난 왜이리 바보였을까.

 

 

 

 

Episode 3.

옛날 아주 어릴적 어무이의 꾀임에 넘어가 성경을 읽은 적이 있었다. 개정 전 성경이라 말투도 딱딱하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기 때문에 이걸 굳이 읽어야 하나 싶었는데 이를 알고 있던 어무이는 창세기를 다 읽으면 500원, 출애굽기를 다 읽어도 500원 이런 식으로 떡밥을 던진 적이 있었다. 덕분에 초등학교 4학년때 구약성경을 통독했다. 그때 당시만 해도 그 돈은 진짜... 절대적인 액수였다. 물론 지금 하라면 절대 안한다.

그때 성경에 보아하니 '말세가 가까울수록 성적으로 문란하다'비스무리한 구절이 있었다. 어디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뭔 소리인지는 잘 몰라도 웬지 저 구절만큼은 기억에 오래 갔었다. 아마 이런 세상이 오게 될꺼란걸 느꼈던 걸까.

요새 뉴스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말세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 아닐까 싶다. 뭐, 나는 고자니까 상관없을지도 몰라 훗.

 

 

 

 

Episode 4.

원래 동네에 도둑고양이가 많은데다 동네 아주머니들 중엔 골목길 귀퉁이에 고양이 사료를 그릇에 담아서 주는 분들이 좀 많다. 덕분에 고양이들이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윤택한 생활을 하는 편이긴 한데... 너무 잘 먹고 잘 살다보니 거대한 녀석들이 많다.

낮에 빨래를 널어놓으려고 베란다에 나갔더니 고양이 한마리가 골목길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는데... 덩치가 어찌나 거대하고 토실토실한지 내려가서 만져보고 싶을 정도였다. 원래 좀 동그랗고 토실토실한걸 좋아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길거리에서 보면 자동으로 손이 간다. 걔들은 날 싫어하지만... 요샌 방3개찌라 마당딸린 조그만 주택 살면서 마당엔 개 키우고 방 하나는 고양이, 방 하나는 토끼, 나머지 하나는 내가 먹고 자는 뭐 그런 식으로 사는게 꿈인데 웬지 날 제외한 나머지 3마리한테 못할짓이 될까봐 내집마련 하고 나서도 쉽사리 키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Episode 5.

월드컵이 끝난지는 꽤 되었지만 감히 한번 써보자면...

 

2002, 2006년에 비해 그닥 월드컵 분위기도 안 나고 이런저런 탈도 많았지만 뭐 어쨌던간에 그럭저럭 무사히 끝나긴 했다. 썩어도 준치라고 수많은 이벤트와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응원전도 뜨거웠다. 내 경우 나이지리아 경기때 시청에 갔었는데 일부러 갈려고 해서 간게 아니었고 예전 다이어트 글에 올린 산책코스를 따라 신촌에서 광화문으로 넘어가다 들린 경우였다. 도착하니 새벽 한시가 약간 넘은 시각이었는데 그 전에 계속 포풍산책을 했으니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대략 2시 약간 넘는 시간까지 덕수궁 대한문 근처에 서서 전광판을 바라보았는데 이러다 진짜 허리 결딴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2시 반에 포기하고 집으로 왔다. 지금 생각하면 좀 아쉽긴 하다. 그날 16강 확정이었는데... 쩝.

 

4년에 한번 서울광장은 아시아의 라틴이 된다. 평소에 놀 꺼리가 전혀 없다보니 이런 빅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아싸 신난다 하는 식으로 너도 나도 쏟아져 나오는데 뭐 이것도 연례행사라면 연례행사일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축구를 좋아하기보단 축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까. 축구계 일각에서 말하는 K리그의 활성화는 지지부진해도 4년에 한번 있는 월드컵은 국민적인 축제가 되는걸 보면 좀 재미있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뭐 그렇다. 나는 스포츠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울나라가 다른 나라한테 판판이 깨지는것도 보기 싫은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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